AshRock

눈을 뜨고 어둠을 바라보는 느낌

포항에서 밤바다를 바라보며 느꼈다. 예전 해군 시절, 항해중인 밤중에 바다를 바라볼때의 압도적인 느낌의 원인 중 하나를 어렴풋이 찾았다. 눈을 뜨고 어둠을 바라보는 감각이 신선하기 때문이다.


두 눈을 감아도 어둠은 있다. 그러나 이 어둠에 다가가는 나의 태도는 수동적인 느낌이 든다. 피곤하니까,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있으니까 눈을 감고 시야를 가린다. 그곳에는 어둠이 있다. 여기서는 도피와 안락의 느낌이 어둠과 맞닿아있다. 두 눈을 뜨고 정면을 응시하여도 어둠이 있다는 느낌은 이질적이다.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행하고, 관찰하고자 하는데도, 어둠이 있다.


글을 쓰다보니 원인이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. 거대한 자연에 압도당한 느낌을 느꼈느냐 묻는다면, 그런 것 같다고 애매하게 굴 것 같다. 확실한 건 어둡고, 관찰할 요소가 많이 줄어든 그 광경을 좋아한다.